회사를 하루 쉬고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여자친구가 새로 오픈하는 가게의 인테리어를 도왔다.
간만에 몸을 쓰는 일을 하니 몸도 뻐근하고 발바닥도 아프다.

왜일까? 항상 발바닥이 아프면 군대에 있던 생각이 나네..
딱딱한 군화를 신고 하루종일 훈련병들 데리구 그 멀고먼 훈련장으로 인솔해 이것저것 훈련하고 다시 부대로 복귀하면서 붉게 지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서 아 오늘도 하루가 끝났구나 하는 느낌..

간만에 군대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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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가게 이름을 지어 내게 출력을 부탁한 A4지 종이가 은색 명패로 바뀌어 있는 것도 신기했고 하루만에 타일벽 뿐인 가게가 펄이 들어간 검은색 유리와 우유빛 유리로 멋지게 변신한 것도 놀랍다. 가게 인테리어를 여자친구가 디자인하고 그녀의 삼촌분들이 손수 재료를 공수해 뚝딱뚝딱 거리니 어느세 완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며 나와는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의 능력에 대한 경외감까지도 느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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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녀의 생일.
하지만 가게 오픈일과 겹치는 바람에 지금까지 “생일 축하해~”란 말 밖에 하지 못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지금까지 일을 도와준게 작은 선물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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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간에 깨진 유리를 마대자루에 담아 버리러 가는 도중 마대자루가 왔다갔다 하면서 종아리에 닿았다. 순간 약간 아팠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혹시 마대자루에 담긴 유리에 배인것이 아닐까? 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 걸으면서 오른쪽 종아리를 보니 바지가 입을 벌리고 있고 그 주위로 붉은 피가 바지를 물들이고 있었다.

무릎을 까보니 피가 방울방울 떨어지네.
그런데 왠지 아프지가 않다.

전쟁중에 총을 맞아도 상처를 보기 전까지는 아프지 않다던데 이건 날카롭고 길게 베인 상처를 똑바로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닥 아프다는 느낌이 들질 않는다.

흐르는 피가 검은 양말을 조금씩 적시고..
흠… 이걸 여자친구한테 보여줄까? 말까?
보여주면 또 오버할 텐데..

결국 그녀의 오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나 피나~” 했다.

이쁜 여자친구 헐레벌떡 약국으로 뛰어가 반창고를 사왔다.
핏자국을 물에 적신 휴지로 닦으며 조심스럽게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귀엽다.

그래 오늘은 그녀를 위해 피땀흘린 날이 되겠군.
이정도면 생일 선물로 나쁘지 않겠네.

생일 축하해.
그리고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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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와이프가 좋아하는 최근 배우가운데 지 현우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친구 나와서 피나네!~ 하더니 땅바닥에 앉아 “엄마한테 이를거야! ~ 엥엥~ 하던데요~ ㅎㅎㅎㅎㅎㅎ 못보셨나요? ㅎㅎㅎ

    1. 지현우란 배우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혹시 멋지게 생긴배우 아닌가요?

      아마 제가 그렇게 바닥에 앉아 앵앵대면 여기저기서 칼바람 불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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