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중 아나운서에 대해 들어가기 전에….

이런 말씀드리면 절 싫어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전 00년 부터 02년까지 예전 논산훈련소죠? 지금은 육군훈련소라는 곳에서 조교로 군복무를 했습니다.

솔직히 조교가 되기 전 훈련병 시절에는 절대로 조교 안 한다고 당시 동기들에게 말해왔건만 어쩔 수 없는 덩치로 그만 조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예전에 군대 동기녀석한테 연락이 온 적이 있었습니다.
녀석이 하는 말이..

“예전에 3중대 있던 김일중이 있잖아. 걔 아나운서 됐데”
“오.. 그래? 어디 방송국?”
“충북인가 충남 MBC인가 그런 것 같아”
“이야.. 살다 보니까 별일이 다 있네 그려..”

놀랐습니다.

육군훈련소로 훈련갔다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개 연대에는 3개 대대가 있고 한개의 대대는 한 건물을 이용합니다. 또한 한 개 대대에는 4개 중대가 있구요. 1층, 2층은 훈련병용 3층은 기간병이 사용합니다. 제가 1대대 4중대였고 김일중 아나운서(아.. 부르기 이상하네요..^^;)가 1대대 3중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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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들 A급 입으셨군요~

 

제가 4월 군번이고 당시 2월 군번이었던  김일중 아나운서가 3중대여서 바로 옆 내무실이었죠. 1대대에는 저보다 키가 큰 사람이 딱 두 명있었습니다. 제가 185cm인데 저보다 2개월 고참인 사람 한명 그리고 김일중 아나운서 였죠.. 한.. 187~8이나 될까요? 그리고 군인인지라 얼굴이 항상 검었습니다. 당시에는 원래 저렇게 까만가 보다 생각했습니다.(아마 당시에는 저도 무지 검었을 겁니다..^^) 물론 직속 고참이 아닌 옆 중대 고참이라서 맨날 충성충성하고 당겼는데 그때 마다 꼬박꼬박 인사를 받아주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사람도 차분하고 목소리도 괜찮았구요.

하지만 그 덩치에 그 인상에 아나운서가 됐다는 소리를 들으니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더군요. 어쨌든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살다보니까 “내가 아는 사람중에서도 아나운서가 나오는 구나” 하고 걍 기분 좋게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한참 지났죠..?
가끔 “긴급출동 SOS“를 다운받아 틀어놓고 잘라하는데 그동안 익숙했던 코미디언 윤정수씨 목소리가 아닌 왠지 굵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호.. 진행자가 바뀌었네’

하고 듣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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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SOS의 김일중입니다” 인물 훤하게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긴급출동 SOS의 김일중 입니다.”
“김일중 입니다.”
김일중 입니다.”
“김일중 입니다.”

라는 이름이 들렸습니다.

아니 혹시 설마??
하고 눈을 비비고 자세히 돌려봤죠.

훨씬 하얘진 얼굴.
많이 정돈된 모습.
먼지 구덩이에서 훈련병들에게 굵은 목소리로 지시하던 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와~~~~~
드뎌 일중이 너(참고로 제가 78년생 김일중 아나운서가 79년생입니다)가 메인스트림에 진입했구나!!!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뿌뜻한 마음도 들었지요.
해서 당장 전에 전화왔던 동기한테 전화했습니다.

“야~ 김일중이 긴급출동SOS나온다야~!! 와~ X라 신기해~~ㅋㅋ”
“와.. 정말~!! 이야 당장 봐야겠다!!”

동기 녀석도 신기해하면서 놀래더군요.
같이 위의 사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끊고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습니다.

‘나도 목소리 그 못지 않게 굵은데.. 아나운서 해봐..?(농담입니다..^^;)’
‘아.. 나도 어서 빨리 노력해서 메인스트림에 진입해봐야지’
‘혹시 나중에 만나면 아는 척해줄까?’

뭐.. 별거 아닌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사는게 참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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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남자로서 사랑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가요..?

 

어쨌든 결론적으로 우리 김일중 아나운서 많이 사랑해 주십시요.
누가 보면 ‘지가 그 사람이랑 뭐라고..’ 하시겠지만 그냥 아는 사람이 잘 되나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스스로에게 자극도 되고 말이죠.

혹시나 김일중 아나운서가 이 글을 읽으면 제가 누군지 알아봐 주었으면 좋겠다는 자그마한 소망도 생기네요.

별로 영양가 없는 신변잡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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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omments

    1. 네 세상 참 좁죠.

      그리고 한가지 무서운게 제가 조교시절 때 전문연구요원이라고 석박사과정에 있는 분들을 훈련시킨적이 있었습니다. 헌데 문제는 제가 전공하고 있는 분야에 계신 분들이 많아서 나중에 혹시라도 만나면 무섭습니다..^^;

      한가지 스토리를 말씀드리자면 대학교 1학년 때의 화학조교님도 제가 군대에서 조교로 있을 때 뵌적도 있습니다. 한창 PT체조시키고 있는데 구석에서 너무 힘들어 하셔서 다른 사람 몰래 훈련 빼드린 적도 있었죠.

    2. 헛..
      혹시 논산쪽에서 훈련받으셨어요?
      저는 500개는 시켜본적은 있어도 천번까지 시킨적은 없답니다..^^;
      천번까지 하면 실려나가는 훈련병 많은데 정말로 1000번 하셨어요?

  1. 엇….
    저도 27연대 4중대 나와서 김일중 아나운서..(어색ㅋㅋ) 랑 같이 생활했었는데,
    어느날 티비로 나오는거 보고 아는사람인데, 하면서 기억했었어요..
    ㅋㅋ
    아는사람이 잘 되는 모습에 만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그냥 좋아지더라구요 이글 쓰신 분이 4중대에서 00년에서 02년 까지 근무했다니 저랑 같이 근무한건데, 누굴까 무척 궁굼해 지네요 ㅎㅎ 전 99년에서 02년 까지 있었는데, 앞으로 네쓰에 종종와서 누굴까 상상해 보는것도 잼있겠어요..

    오늘 반가웠고요, 다음에 또 놀러 올께요..^^

    1. 엇!!!!!
      누구세요.
      정체를 밝히세요.ㅋㅋ

      이야.. 언젠가 김일중 아나운서를 통해 아는사람 만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도 이렇게 만날 수도 있군요.

      내용을 자세히 보시다 보면 제가 누군지 아실 수 있을 텐데..
      꼭 또 놀러오세요~^^

    2. 난.. 00년 부터.. 02년까지..7연대.. 4중대..였더랬죠..

      “4중대” 란 분이 누굴까.. 무척 궁금..

      “Nes” 란 분도.. 누굴까.. 누굴까..

  2. 전 대전의 여자인데요~~~
    김일중아나운서와….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인데요^^
    예전엔 키만 무진장 큰 반장인줄 알았는데….
    아나운서가 되다니……

    1. 전 서울의 남자입니다만 동창분이시군요..^^
      김일중 아나운서가 반장까지 했었군요.

      저도 같이 군대에 있었을 때는 아나운서가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김일중아나운서도 이 글을 충분히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본인의 댓글은 없네요..^^

  3. 저는 2001년 6월에 전문연구요원으로 논산에 입소한 사람입니다. 김일중 아나운서를 최근에 보고 이름과 얼굴이 많이 익어 검색을 해 봤더니 제가 생각한 사람 맞군요. 27연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김일중 아나운서는 그 당시 상병이었습니다. 훈련병들이 나이가 좀 있어서 그랬는 지는 모르겠지만 훈련병들한테 정말 잘해줬고요..그래서 김일중 아나운서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막연하게나마 제가 생각한 사람이 맞는지 긴가 민가 하다가 Nes님 블로그에 와서 사실을 확인하니 반갑네요. 아마 Nes님도 저를 훈련시킨 조교 중의 한 사람일 듯 하네요^^.

    1. 이 자리를 빌어서 혹시나 제가 yjcho님께 잘못한점이 있다면 용서를 빌고싶습니다.^^;

      아마도 어쩜 얼굴을 보심 기억나실수도 있으실듯ㅋ

  4. 저도 2000년 12월달에 27연대 3대대에서 훈련병 생활을 했는데

    유격받을땐가~~이름이 하도 신기하고 사람도 크고 해서 기억했는데

    어느날 티비에 나오시더라구요~~그래서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김일중 아나운서가 분대장있였다니~~신기신기~~ㅎㅎ

    여튼~~잘보고 있습니다…

  5. 어? ㅋㅋ 저 2001년에 논산에서 훈련받았었는데 ㅋㅋㅋㅋ
    좀 늦게 군대를 가서리.. ㅎ 좀 고생좀했죠~
    조교분들 각은 쫌 멋있었다는~ 저희끼리 흉내도 많이 냈죠
    ㅎㅎ

  6. 군대같지도 않은 군대를 갔다온지라…군 이야기는 별로 할건 없습니다만,

    훈련소 있을때 조교들.
    기억도 안나지만 그 당시 미워하지도, 욕도 안했습니다.
    딱히 부당하게 하지 않았거든요.
    물론 훈련받을땐 욕도 먹고, 몇 대 맞기도 했지만….그럴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훈련시켜야 하니깐요.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군요.
    6월에 입소했으니….엄청난 모기떼들….ㅋㅋㅋ
    비오는 날, 판쵸 입고 각개전투 훈련받으려고 산꼭대기 올라갔다가….숲 속에 앉아 쉬는데 몰려오는 안개…..거기서 피는 담배 한 대.
    정말 분위기 끝내줬는데…ㅎㅎㅎ…..

    1. 어제도 또 군대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밤에 가끔 마눌님이랑 베드민턴을 치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날씨가 슬슬 더워진 상태에서 땀을 흘리고 담배를 한대 무니 이등병시절 땀 범벅된 상태로 피웠던 88담배맛이 생각나더라구요.

      이제 다녀온지도 꽤 되어서 엥간한 군대일은 잊고살지만 이런 파편화된 기억은 아마도 평생을 지배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교를 미워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저도 조교시절 최대한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주위에 제대한 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나쁜 기억으로 점철된 분이 있으셔서요.

      저번주에 군대 후임 결혼식에 다녀왔는데요.
      참… 요즘 느끼는 거지만 사람은 어디서 처음 어떤계기로 만났느냐에 따라서 그사람과 하는 이야기와 느낌이 좌우되는 것 같았어요.

      이건 뭐..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보기만 하면 군대이야기예요ㅋㅋ

  7. 저도 웃기더라고요.
    제가 00년 11월 군번인데 훈련병때 김일중 아나운서가 조교 였습니다.
    김일중 아나운서는 그당시 일병이였고, 실제 조교 역할은 카리스마 있고 멋있었던 상병 조교(이름이 생각 안나는군요)한테 받았습니다.
    사실 그때 김일중 아나운서는 일병이라 그런지 좀 어리버리 했었구요 ㅎㅎ
    제대 후 동기한테 키크고 시커먼 조교 걔 아나운서 됐더라? 소리 듣고 신기했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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