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울 예신이 예단을 가지고 오는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예신이 우리집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최근 몇년간 보기 드물었던 집안 대청소의 날이었다.

8일 밤부터 9일 새벽동안에는 내 방을 치우고
9일 오전부터는 거실과 안방 등 예신이 접근 가능한 경로에 있는 모든 공간을 정리하였다.

근 15시간 동안의 청소끝에
우리집이 누가와도 부끄러울 것 없는 깨끗한 집으로 재탄생 하였다.
예신이 한번 더 온다면 울집도 러브하우스가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눈 등으로 더럽혀진 현관을 청소하신다며 물청소를 하셨고 물은 뿌려진 순간 얼어붙어 당분간 이 얼음은 녹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ㅋ

나는 팔에 온 집안의 바닥을 닦는 와중에 완력 +5의 능력치를 획득하였다.

집안 청소 와중에 부자가 공통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었으니…
아버지왈

“사단장이 와도 이렇게 열심히 청소는 안할꺼야ㅋ”

나왈

“바닥미싱을 해도 이렇게 빡세게 한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ㅋ”

군대에서의 청소의 추억은 이렇게 근 30년의 세대차이도 한방에 메꾸어 버린다.

6시
울 예신이 이불을 차에 실어 집으로 도착하였다.

울엄니는 사돈어른 정성에 감동하시어 이불에 두손을 얹고 감사기도를 올리신다.
나는 뻘쭘하니.. 두 손만 모았다.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안방에서
현재와 미래의 우리 가족 모두 어색한 안방에서ㅋ

그렇게 예단을 받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단속에 예신의 편지.
내가 낭독했다.

와우~!!
어색하지만 부끄럽지만 너무나도 감동적인 순간.
편지를 낭독하는데 등에서 땀이난다.

결혼이라는 것이
그 속에서 행해지는 절차라는 것이
절대로 중요치 않다고 여겨왔던 그것들이
경험후에는 서로의 공통기억이 된다.

기억은 시간이 흘러 추억이 되고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한 가족이 된다.

그리고 나도 시간이 흘러 내 자식들을 시집장가 보낼 때
이런 절차들의 잉태하는 공감과 추억의 중요성을 알고 한 번 더 떠보겠지?
그 때 내 자식들도 나처럼 그런거 필요없다고 하겠지ㅋ

봉투가 비단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절차들의 중요함도 새삼 깨달았다.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주위에서 아무리 이렇네 저렇네 라고 말을 들어 알고 있더라도
직접 경험한 것과는 천지차이이다.

아버지, 어머니, 아버님, 어머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 팔아, 내 허리야 참 고생이 많았다.
울 예신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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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난..
    우리 아이들 결혼할때 예단따위는 절대 안하게 할 생각이야..
    좋지 않은 기억들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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